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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쓰는 법|작심삼일 없이 생활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
가계부를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처음에는 열심히 기록하다가 며칠 지나지 않아 포기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커피 4,500원, 편의점 8,200원, 마트 63,000원처럼 사용한 돈을 하나하나 적다 보면 어느 순간 귀찮아지고, 기록을 며칠 밀리기 시작하면 결국 가계부 자체를 열어보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가계부의 목적은 돈을 쓸 때마다 빠짐없이 기록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달 동안 내 돈이 어디로 나가는지 확인하고, 다음 달에는 어떤 지출을 줄일 수 있는지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가계부를 열심히 작성했는데도 생활비가 그대로라면 기록은 많이 했지만 정작 가계부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복잡한 가계부 대신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수입 확인 → 고정비 정리 → 생활비 예산 설정 → 지출 기록 → 월말 결산 순서로 가계부 쓰는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가계부를 쓰기 전에 목적부터 정하기
가계부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나는 왜 가계부를 쓰려고 하는가?”
목적이 없으면 가계부는 영수증 내용을 옮겨 적는 일이 되기 쉽습니다.
사람마다 가계부를 쓰는 이유는 다를 수 있습니다.
- 한 달 생활비를 줄이고 싶다.
- 카드값이 왜 많이 나오는지 알고 싶다.
- 매달 50만 원을 추가로 저축하고 싶다.
- 주택자금을 마련하고 싶다.
- 대출을 빨리 갚고 싶다.
- 노후자금을 준비하고 싶다.
목적을 하나 정해두면 가계부를 보는 기준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매달 30만 원을 더 저축하는 것이 목표라면 모든 소비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지출 가운데 30만 원을 어디에서 만들 수 있는지를 찾으면 됩니다.
가계부는 소비를 죄책감으로 바라보는 기록장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곳에 돈을 쓰기 위한 계획표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 번째는 한 달 수입 확인하기
가계부를 시작하면 지출부터 기록하는 경우가 많지만 먼저 한 달 동안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직장인이라면 세전 연봉보다 매달 통장에 들어오는 실수령액을 기준으로 잡는 것이 편합니다.
맞벌이 부부라면 부부의 실제 수입을 합산하고, 매달 일정하게 들어오는 부수입이 있다면 함께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여금처럼 일정하지 않은 수입은 매달 들어오는 월급과 따로 관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한 달 실제 가계수입이 400만 원이라면 400만 원 안에서 저축과 고정비, 생활비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가계부의 시작입니다.
고정비부터 따로 적어보기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매달 거의 일정하게 빠져나가는 고정비를 찾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고정비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이 있습니다.
- 월세 또는 주택대출 원리금
- 관리비
- 보험료
- 통신비
- 인터넷 요금
- 교육비
- 정기 구독료
- 자동차 관련 정기비용
- 각종 대출 상환금
고정비는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소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약합니다.
하지만 한 번 줄이면 매달 절약 효과가 반복되기 때문에 가계부를 처음 점검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하지 않는 구독서비스 1만 원과 요금제를 변경해 줄인 통신비 2만 원이 있다면 한 달에는 3만 원이지만 1년이면 36만 원입니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줄이는 것보다 사용하지 않는 고정비 하나를 없애는 것이 더 편하게 생활비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변동비는 너무 세분화하지 않기
가계부를 오래 쓰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항목을 너무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식비를 외식비, 장보기, 배달비, 간식비로 나누고 생활용품도 욕실용품, 주방용품, 청소용품처럼 지나치게 세분화하면 기록 자체가 일이 됩니다.
처음에는 다음 정도만 나눠도 충분합니다.
- 식비
- 생활용품
- 교통·자동차
- 자녀·교육
- 쇼핑
- 여가·외식
- 기타
가계부를 몇 달 작성한 뒤 특정 항목을 자세히 확인할 필요가 생겼을 때 세분화해도 늦지 않습니다.
완벽한 가계부보다 계속 쓸 수 있는 가계부가 더 좋습니다.
한 달 생활비 예산 정하기
가계부의 핵심은 지난달에 얼마를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번 달에는 얼마를 사용할 것인지 미리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월 실수령 가계수입이 400만 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 저축·투자 : 80만 원
- 주거비·대출 : 100만 원
- 보험·통신 등 고정비 : 50만 원
- 식비 : 70만 원
- 교통·자동차 : 30만 원
- 교육·자녀비 : 30만 원
- 쇼핑·여가 : 20만 원
- 예비비 : 20만 원
합계는 400만 원입니다.
이 금액은 모든 가정에 적용하는 권장비율이 아니라 가계부 예산을 세우는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입니다.
가족 수와 주거비, 자녀 유무, 대출 상황에 따라 실제 비율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생활비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집 수입 안에서 먼저 지출 한도를 정하는 것입니다.
주간 예산으로 다시 나누기
한 달 식비를 80만 원으로 정해도 실제 생활에서는 감이 잘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월초에 40만 원을 사용해 버리면 남은 기간 동안 생활비가 부족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월 예산을 주 단위로 다시 나눠보면 관리하기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식비와 생활비로 한 달에 100만 원을 사용하기로 했다면 한 주에 약 20만~25만 원 정도를 사용하는 식으로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첫째 주에 30만 원을 사용했다면 다음 주에는 조금 줄여 전체 월 예산을 맞추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월말이 되어서야 생활비를 너무 많이 썼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카드 사용액도 쓴 날 기록하기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실제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다음 달입니다.
그래서 카드값을 결제일에 지출로 기록하면 이번 달에 실제로 얼마나 소비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가계부에서는 가능하면 카드를 사용한 날짜를 기준으로 소비를 기록하는 방식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8월 20일에 마트에서 신용카드로 10만 원을 결제했다면 카드대금이 9월에 빠져나가더라도 8월 식비 또는 생활비로 기록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그 달의 실제 소비를 정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카드값이 빠져나갈 돈은 결제계좌에 따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카드를 사용하고도 통장에 돈이 그대로 있으니 쓸 수 있는 돈이라고 생각하면 다음 달 카드대금 때문에 생활비가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매일 기록하지 않아도 괜찮다
가계부는 하루도 빠짐없이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커집니다.
요즘은 카드와 계좌 거래내역이 남기 때문에 매일 밤 모든 지출을 손으로 기록할 필요는 없습니다.
본인에게 편한 방식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 카드내역과 계좌내역을 확인하면서 정리해도 됩니다.
예를 들어 일요일 저녁 10분을 가계부 확인 시간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이번 주 식비는 얼마였는지, 예상하지 못한 지출은 무엇이었는지, 다음 주에 사용할 수 있는 생활비가 얼마 남았는지만 확인해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가계부를 매일 쓰는 것보다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월말 결산이 가장 중요하다
한 달 동안 가계부를 열심히 작성하고 다음 달이 되자마자 새 페이지로 넘어가면 가장 중요한 과정을 놓치게 됩니다.
바로 월말 결산입니다.
월말에는 다음 다섯 가지만 확인해도 좋습니다.
- 이번 달 총수입은 얼마였나?
- 총지출은 얼마였나?
- 저축은 얼마 했나?
- 예산을 가장 많이 초과한 항목은 무엇인가?
- 다음 달에 줄일 수 있는 지출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식비 예산을 70만 원으로 잡았는데 실제로 95만 원을 사용했다면 “나는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쓰지?”라고 생각하고 끝낼 필요는 없습니다.
장보기 때문인지, 배달음식 때문인지, 외식 때문인지 한 단계만 더 살펴보면 됩니다.
배달비가 원인이었다면 다음 달에는 “배달을 월 4회까지만 이용하기”처럼 구체적인 방법을 정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있어야 가계부가 실제 절약으로 연결됩니다.
가계부에서 가장 먼저 줄일 지출 찾기
가계부를 작성했다고 모든 소비를 줄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가족에게 중요한 소비까지 무조건 줄이면 가계부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다음과 같은 지출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사용하지 않는 정기구독
- 필요 이상으로 높은 통신요금제
- 중복된 보험이나 서비스
- 습관적으로 시키는 배달음식
- 사용하지 않고 있는 멤버십
- 목적 없이 반복되는 소액결제
반대로 가족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이나 취미, 아이의 필요한 교육비까지 무조건 줄일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만족도가 낮은 소비부터 줄이는 것이 가계부를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종이·엑셀·가계부 앱 중 무엇이 좋을까?
가계부를 처음 시작하면 어떤 방식으로 작성해야 할지도 고민됩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이 가장 좋다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종이 가계부는 직접 돈을 적기 때문에 소비를 체감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 거래가 많으면 기록하기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엑셀이나 스프레드시트는 항목별 합계와 월별 비교가 편리하고 자신에게 맞게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직접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가계부 앱은 카드나 계좌내역을 확인하고 관리하기 편리해 기록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능이 가장 많은 가계부를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6개월 뒤에도 열어볼 수 있는 가장 편한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가계부를 오래 쓰는 현실적인 방법
가계부를 오래 유지하려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작성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기록을 빼먹었다고 포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주일치가 밀렸다면 카드와 계좌내역을 보고 한꺼번에 정리하면 됩니다.
또 100원, 500원까지 정확하게 맞추느라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가계부를 쓰는 이유는 통장의 모든 숫자를 1원까지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소비습관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다음 달의 돈을 더 잘 관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처음에는 딱 세 가지만 기록해도 좋습니다.
이번 달 수입 / 이번 달 지출 / 이번 달 저축액
이것이 익숙해지면 식비, 고정비, 쇼핑비처럼 필요한 항목을 하나씩 추가하면 됩니다.
초보자는 이렇게 시작해 보자
가계부를 처음 시작한다면 다음 순서대로 해보는 것이 가장 간단합니다.
1단계. 월급통장에 실제로 들어오는 한 달 수입을 적습니다.
2단계. 최근 한두 달 카드·계좌내역을 열어 고정비를 찾습니다.
3단계. 식비와 생활비 등 변동비의 한 달 예산을 정합니다.
4단계. 저축할 돈은 월급이 들어오면 먼저 분리합니다.
5단계. 일주일에 한 번 실제 사용금액을 확인합니다.
6단계. 월말에 예산과 실제 지출을 비교합니다.
7단계. 다음 달에는 한 가지 지출만 개선합니다.
한꺼번에 모든 소비습관을 바꾸려고 하면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이번 달에는 배달비 10만 원 줄이기, 다음 달에는 통신요금 점검하기처럼 하나씩 바꾸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가계부는 매일 써야 하나요?
반드시 매일 작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카드와 계좌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면 일주일에 한두 번 정리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기록 횟수보다 꾸준히 소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Q.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사용한 달과 결제한 달 중 언제 기록하나요?
한 달의 실제 소비를 파악하려는 목적이라면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한 날짜를 기준으로 기록하는 것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카드대금 결제일에는 같은 금액을 지출로 다시 기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Q. 현금 사용은 어떻게 기록하는 것이 좋나요?
ATM에서 현금을 인출한 순간을 전부 소비로 기록하기보다 실제 사용한 목적에 따라 기록하는 방법이 정확합니다. 다만 소액 현금 사용을 일일이 기록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일정 금액을 현금생활비로 정해 한 항목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Q. 가계부를 써도 돈이 모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출을 기록하는 것에서 끝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월말에 예산과 실제 지출을 비교하고 다음 달에 줄일 항목을 한 가지라도 정해야 가계부가 실제 저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 부부가 함께 가계부를 쓰는 것이 좋을까요?
가계수입과 공동생활비를 함께 사용하는 부부라면 전체 지출을 공유하는 것이 예산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개인소비를 서로 감시하기보다 공동생활비와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미리 정해두는 방식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나의 생각
가계부를 생각하면 매일 영수증을 모아 하나씩 금액을 적어야 할 것 같은 부담부터 생깁니다. 저 역시 가계부는 꼼꼼한 사람이 잘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쉽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정리하면서 가계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세하게 적었느냐가 아니라 내 돈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피 한 잔, 간식 하나까지 기록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한 달에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구독료나 통신비를 찾아 줄이는 것이 오히려 실제 생활비에는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가계부를 쓰다 보면 돈을 쓴 것 자체를 잘못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저는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족과 외식을 하거나 여행을 가는 것처럼 우리에게 만족을 주는 소비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는 곳에서 습관적으로 돈이 새고 있지는 않은지 찾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계부를 처음 시작한다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작성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한 달 수입과 고정비를 적어
보고, 생활비 예산을 정하고, 월말에 실제로 얼마를 사용했는지만 비교해도 충분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계부의 목표는 기록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번 돈을 내가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