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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모두 월급을 받는데 이상하게 돈이 모이지 않는다는 부부가 있습니다.
외벌이 때보다 가구소득은 늘었는데 월말이 되면 각자 통장에 남는 돈은 많지 않고, 몇 년을 일했는데도 생각했던 만큼
자산이 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유는 과소비입니다.
하지만 맞벌이 가정에서 돈이 모이지 않는 원인이 꼭 많이 써서만은 아닙니다.
남편은 대출과 관리비를 내고 아내는 식비와 교육비를 부담하는 식으로 돈이 흩어져 있으면 우리 집이 한 달에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 두 사람 모두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맞벌이 가계에서 중요한 것은 통장을 반드시 합치는 것도, 모든 소비를 서로 공개하는 것도 아닙니다.
먼저 두 사람의 돈을 합쳐 하나의 가계로 봤을 때 실제 얼마가 남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두 사람 월급보다 가구소득을 먼저 보세요
맞벌이 부부는 각자 급여를 받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월급을 기준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남편은 “나는 매달 주택대출을 내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아내는 “나는 식비와 아이 학원비를 내고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각자 맡은 비용은 알고 있지만 정작 두 사람의 지출을 합하면 얼마인지 모르는 것입니다.
아래 금액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입니다.
한 사람의 세후 월소득이 350만원이고 다른 사람의 세후 월소득이 250만 원이라면 가구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월소득은 600만원입니다.
350만원 + 250만원 = 600만원
여기에서 주거비, 생활비, 보험료, 교육비, 대출상환액, 각자의 개인지출 등을 모두 빼야 실제 저축 가능한 금액이 나옵니다.
각자 통장만 보면 이 계산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맞벌이 돈 관리의 첫 번째 단계는 월급통장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세후소득과 전체 지출을 한 번 합산해 보는 것입니다.
생활비를 나눠 내면 전체 지출이 잘 안 보입니다
맞벌이 부부가 생활비를 나누는 방식은 여러 가지입니다.
한 사람이 주거비와 대출을 담당하고 다른 사람이 식비와 교육비를 낼 수도 있고, 공동통장에 일정 금액씩 보내 생활비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각자 맡은 돈만 알고 가구 전체에서 빠져나가는 금액을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남편 통장에서 대출과 보험료로 150만원이 빠져나가고 아내 통장에서 식비와 교육비로 180만원이 나간다고 해보겠습니다.
여기에 두 사람이 각각 개인적으로 70만원씩 사용한다면 한 달 지출은 이미 470만원입니다.
150만원 + 180만원 + 70만원 + 70만원 = 470만원
가구소득이 600만원이라면 계산상 남는 돈은 130만원입니다.
두 사람이 각각 “나는 그렇게 많이 쓰지 않는데”라고 생각해도 가구 전체로 보면 상당한 돈이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각자 쓰는 돈이 생각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맞벌이를 하면 두 사람 모두 출퇴근을 하고 직장생활을 합니다.
교통비와 점심값이 각각 발생하고 직장 모임이나 커피, 의류비 같은 개인지출도 두 사람에게 모두 생길 수 있습니다.
한 사람 기준으로는 큰돈처럼 보이지 않아도 두 사람의 지출을 합치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각자 평일 점심과 커피 등으로 하루 평균 15,000원을 사용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월 20일 근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한 사람당 30만원입니다.
15,000원 × 20일 = 300,000원
두 사람이라면 60만원입니다.
여기에 각자의 교통비와 개인 쇼핑, 모임비까지 더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직장생활에 필요한 지출을 모두 줄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생활비통장에서 나가는 돈만 가계지출이라고 생각하면 각자의 카드에서 발생하는 소비가 가계부에서 빠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득이 늘면서 생활수준도 함께 올라갑니다
맞벌이를 시작하면 외벌이 때보다 가구소득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전에는 부담스러웠던 소비도 조금 편해집니다.
배달을 한 번 더 이용하고, 자동차를 바꾸거나, 여행 횟수를 늘리고, 자녀교육비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하나 보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비용이 고정비가 되면 소득이 늘어도 저축액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맞벌이를 시작하면서 가구의 세후소득이 월 200만원 늘었지만 교육비가 50만원, 자동차 관련 비용이 40만원, 외식·배달비가 30만원, 기타 생활비가 40만원 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추가소득 200만원 가운데 160만원이 새로운 소비로 사용됩니다.
결국 이전보다 추가로 남는 돈은 40만원입니다.
소득이 증가했는데도 돈이 모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수 있습니다.
자녀가 있다면 시간도 비용이 됩니다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에서는 단순한 생활비 외에 맞벌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돌봄이나 방과 후 활동, 학원, 이동비용, 외식·배달 등입니다.
부부 모두 퇴근이 늦다면 직접 식사를 준비하기 어려운 날이 많아질 수 있고, 시간이 부족해 비용을 지불하고 해결하는 일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지출을 모두 낭비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두 사람이 계속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맞벌이 가계에서는 무조건 식비나 교육비를 줄이라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 현재 지출 가운데 맞벌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과 조정할 수 있는 비용을 구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저축을 서로에게 맡기고 있지는 않나요?
맞벌이 부부가 돈을 따로 관리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나는 대출 갚고 있으니까 저축은 배우자가 하고 있겠지.”
“생활비를 많이 내고 있으니까 상대방 통장에는 돈이 남겠지.”
두 사람 모두 이렇게 생각한다면 예상보다 저축액이 적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누가 얼마를 저축할 것인지 최소한의 기준은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반드시 두 사람이 똑같은 금액을 저축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소득이 다르고 각자 부담하는 고정비가 다르다면 저축금액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별 저축액보다 우리 가구가 매달 총얼마를 자산으로 남기고 있는지입니다.
반반 부담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닙니다
공동생활비를 정확하게 절반씩 내는 부부도 있습니다.
두 사람의 소득이 비슷하다면 간단하고 관리하기 좋은 방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득 차이가 크다면 50대 50 방식이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계산방법을 보여드리기 위한 예시입니다.
한 사람의 세후소득이 400만원이고 다른 사람은 200만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가구소득은 600만원이고 소득 비중은 약 2대 1입니다.
공동생활비가 월 300만원이라면 무조건 150만원씩 부담할 경우 200만원을 버는 사람에게는 월급의 75%가 공동생활비로 나가게 됩니다.
반면 소득비율을 참고해 200만원과 100만원으로 부담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 더 좋은지는 부부가 결정할 문제입니다.
다만 생활비를 반반 내는 것이 항상 경제적으로 동일한 부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카드와 계좌가 많으면 중복지출을 찾기 어렵습니다
남편 카드 두 장, 아내 카드 두 장, 각자의 계좌와 공동생활비 계좌까지 사용하면 돈의 흐름이 여러 곳으로 흩어질 수 있습니다.
통신비는 한 사람 카드에서 나가고 OTT는 다른 사람 카드에서 결제되고, 보험료는 각자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사용하지 않는 정기결제나 비슷한 서비스의 중복가입을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금융결제원의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서는 본인 명의 계좌와 자동이체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부의 금융정보를 한 사람이 임의로 조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각자 자신의 계좌와 결제내역을 확인한 뒤 필요한 항목만 함께 정리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맞벌이 돈 관리는 통장을 합쳐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부부가 모든 월급을 하나의 통장에 모아 관리하는 방법도 있고, 각자 돈을 관리하면서 공동생활비만 부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두 방식 모두 가능합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통장을 합쳤느냐보다 다음 내용을 두 사람이 알고 있는지입니다.
- 우리 집의 월 세후소득은 얼마인가?
- 고정비는 매달 얼마인가?
- 대출잔액과 월 상환액은 얼마인가?
- 각자의 개인지출은 대략 얼마인가?
- 매달 얼마를 저축하고 있는가?
- 현재 비상자금은 어느 정도인가?
이 정도만 서로 공유해도 돈을 모두 합치지 않고 가계 전체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600만원을 벌면 얼마나 남는지 계산해 보세요
아래 금액은 실제 평균생활비가 아니라 계산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부부의 세후 월소득을 합해 600만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 주거비·대출상환: 120만원
- 식비·생활비: 100만원
- 보험·통신·교통: 60만원
- 자녀교육·돌봄: 80만원
- 부부 개인지출: 80만원
- 비정기지출 준비: 30만원
총지출은 470만원입니다.
600만원 - 470만원 = 130만원
이 가정에서 다른 지출이 없다면 계산상 월 130만원을 저축이나 추가적인 부채상환 등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월말에 130만원이 남지 않는다면 계산에서 빠진 지출이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배달비, 온라인쇼핑, 각자의 모임비, 현금지출처럼 평소 가계지출로 생각하지 않았던 항목을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130만원이 계속 남는다면 월급날 일정 금액을 먼저 저축하도록 설정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만 같이 확인해 보세요
부부가 매일 서로의 카드내역을 확인하는 방식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가계 전체의 숫자를 확인해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확인할 내용도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 이번 달 두 사람의 세후소득을 합합니다.
- 카드·계좌에서 나간 전체 지출을 확인합니다.
- 이번 달 저축과 대출원금 감소액을 확인합니다.
- 예상보다 많이 사용한 항목 하나만 찾습니다.
- 다음 달 조정할 금액을 정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이 썼는지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가계 전체에서 지난달보다 돈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맞벌이 돈 관리의 목적은 서로의 소비를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번 돈 가운데 얼마가 실제 우리 가정의 자산으로 남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맞벌이 부부는 월급통장을 합치는 게 좋은가요?
반드시 합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으로 관리해도 되고 각자 관리하면서 생활비만 함께 부담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가구 전체 소득과 지출, 저축액, 부채를 두 사람이 파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Q. 생활비는 무조건 반반 내는 것이 공평한가요?
정답은 없습니다. 소득이 비슷하다면 반반 부담이 간단할 수 있지만 소득 차이가 크다면 같은 금액이 서로에게 다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부부의 소득과 고정비 등을 고려해 합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각자 번 돈은 각자 쓰고 공동생활비만 내도 될까요?
가능합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주택자금, 자녀교육비, 노후자금처럼 함께 준비해야 할 목표가 있다면 공동생활비뿐 아니라 가구 전체 저축목표도 함께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맞벌이인데 왜 외벌이 때보다 돈이 더 안 모일까요?
소득 증가와 함께 돌봄비, 외식비, 교통비, 교육비나 개인지출 등이 늘었을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외벌이 때와 현재의 가구 전체 지출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어디에서 비용이 늘었는지 파악하기 쉽습니다.
Q. 부부가 서로의 모든 소비내역을 공유해야 하나요?
반드시 모든 결제내역을 실시간으로 공유해야 돈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가 합의한 범위에서 가구소득, 공동지출, 부채, 저축목표와 개인지출 한도 등을 공유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나의 생각
맞벌이를 하면 월급이 두 번 들어오니 외벌이보다 돈이 훨씬 빨리 모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돈이 서로 다른 통장과 카드에서 움직이다 보면 오히려 우리 집에서 한 달에 정확히 얼마를 쓰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누가 더 많이 벌고 누가 더 많이 쓰는지를 따지는 방식으로 돈 이야기를 시작하면 가계관리가 부부 사이의 갈등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맞벌이 돈 관리에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서로의 소비내역보다 두 사람의 월급을 합친 금액에서 한 달 뒤 실제 얼마가 남았는지라고 생각합니다.
월급통장을 꼭 합칠 필요도 없고 생활비를 반드시 반반 부담할 필요도 없습니다. 각 가정에 편한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두 사람이 함께 준비해야 할 주택자금이나 자녀교육비, 비상자금, 노후자금이 있다면 최소한 우리 집의 전체 소득과 지출, 저축액 정도는 같이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맞벌이의 장점은 단순히 월급이 두 개라는 사실보다 두 사람의 소득이 실제 가정의 자산 증가로 이어질 때 더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