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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날이 되면 통장잔액이 갑자기 늘어납니다.
그동안 사고 싶었던 물건을 주문하거나 외식을 하고, 카드값과 공과금이 빠져나간 뒤 남은 돈으로 한 달을 생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돈을 모으고 싶다면 월급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소비가 아닙니다.
이번 달에 쓸 돈과 앞으로 남길 돈을 먼저 나누는 것입니다.
월급이 많아야만 가능한 방법도 아닙니다. 오히려 소득이 한정되어 있을수록 월급이 들어온 직후 돈의 목적을 정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월급날 무엇부터 해야 돈이 남는지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5가지 순서를 알아보겠습니다.
1. 카드값과 필수지출부터 확인하기
월급이 들어왔다고 해서 통장에 찍힌 금액 전부를 이번 달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사용한 신용카드 대금이 있고 앞으로 빠져나갈 보험료, 통신비, 관리비, 대출 원리금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월급날에는 가장 먼저 앞으로 빠져나갈 돈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신용카드 결제 예정금액
- 월세 또는 주택 관련 비용
- 관리비
- 보험료
- 통신비
- 대출 원리금
- 교육비
- 정기구독·렌탈료
예를 들어 월급통장에 300만 원이 들어왔더라도 카드대금과 고정비로 180만 원이 예정되어 있다면 실제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처음부터 300만 원이 아닙니다.
이 돈을 구분하지 않고 통장잔액만 보고 소비하면 월말에 생활비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카드대금이나 대출 원리금처럼 납부일이 정해진 돈은 다른 소비에 사용하지 않도록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저축할 돈을 먼저 떼어놓기
월급날 돈을 모으는 데 가장 중요한 습관 중 하나는 저축 순서를 바꾸는 것입니다.
월급을 받은 뒤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저축할 돈을 먼저 정한 뒤 남은 금액으로 생활하는 방식입니다.
흔히 '선저축 후지출'이라고 부르는 방법입니다.
다만 월급의 50%, 60%처럼 특정 비율을 무조건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주거비와 대출, 자녀교육비, 보험료, 가족 구성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높은 저축목표를 세웠다가 생활비가 부족해 적금을 중도해지하거나 다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최근 2~3개월 동안 실제로 사용한 생활비와 고정비를 확인한 뒤 지속할 수 있는 금액부터 정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아래 금액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입니다.
세후 월급이 300만원이고 현재 매달 30만 원을 저축하고 있다면 처음부터 100만 원으로 올리기보다 40만 원이나 50만 원처럼 유지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해 볼 수 있습니다.
월 20만원을 추가로 저축할 수 있다면 원금만 계산해도 1년이면 240만 원입니다.
20만 원 × 12개월 = 240만 원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큰 금액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매달 중단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3. 대출과 카드 할부를 확인하기
저축만큼 중요한 것이 부채 관리입니다.
통장에 돈이 늘어나고 있어도 높은 금리의 대출이나 카드 관련 부채가 계속 늘고 있다면 전체 재정상태는 좋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월급날에는 현재 가지고 있는 부채를 간단하게라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대출잔액
- 대출금리
- 월 상환액
- 남은 상환기간
- 카드 할부잔액
- 리볼빙 이용 여부
특히 카드 리볼빙을 이용하고 있다면 조건을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볼빙의 정식 명칭은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입니다. 카드대금 가운데 일정 금액만 결제하고 나머지를 다음 달 이후로 이월할 수 있지만, 이월된 금액에는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금융감독원은 리볼빙을 장기간 이용하면 높은 수수료 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상환해야 할 금액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리볼빙에 가입되어 있는지, 현재 이월된 카드대금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비정기지출을 따로 준비하기
매달 예산을 잘 지키는데도 몇 달에 한 번씩 저축한 돈을 다시 꺼내 쓰게 된다면 비정기지출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보험료, 자동차세, 명절비, 경조사비, 휴가비, 병원비, 자녀 관련 비용입니다.
이런 돈은 매달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평소 생활비 계산에서 빠뜨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비용이라면 갑작스러운 지출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사용한 비정기지출을 확인하고 예상금액을 12개월로 나누어 매달 조금씩 준비할 수 있습니다.
아래 금액은 계산방법을 보여드리기 위한 예시입니다.
1년에 예상되는 비정기지출이 360만 원이라면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360만원 ÷ 12개월 = 월 30만 원
매달 30만 원을 별도 계좌에 모아두면 6개월 뒤 자동차보험료나 휴가비처럼 큰돈이 필요할 때 기존 적금을 깨거나 카드 할부를 사용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돈은 장기저축과 목적이 다릅니다.
결국 사용할 예정인 돈이기 때문에 '저축액이 늘었다'라고 계산하기보다 미래의 예정된 지출을 미리 준비하는 돈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5. 이번 달 생활비 한도를 정하기
저축과 고정비, 비정기지출 준비금까지 구분했다면 마지막으로 이번 달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생활비를 계산합니다.
월급 - 저축 - 고정비 - 부채상환 - 비정기지출 준비금 = 사용 가능한 생활비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래 금액 역시 이해를 위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 세후 월급: 300만 원
- 저축: 50만 원
- 고정비와 필수지출: 120만 원
- 비정기지출 준비: 20만 원
이 경우 남은 금액은 110만 원입니다.
300만 원 - 50만 원 - 120만 원 - 20만원 = 110만 원
이 110만 원 안에서 식비, 교통비, 외식비, 쇼핑비, 여가비 등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싶다면 월 생활비를 주 단위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 달은 정확히 4주가 아니므로 110만 원을 단순히 4등 분해 전부 사용하기보다 마지막 며칠 동안 사용할 금액과 작은 예비비를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월급통장은 여러 개로 나눠야 할까?
돈 관리 방법을 찾아보면 월급통장, 생활비통장, 비상금통장, 저축통장 등 여러 개의 통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통장을 여러 개 만들어야 돈을 모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통장의 개수가 아니라 돈의 목적이 구분되어 있느냐입니다.
하나의 계좌를 사용하더라도 금융 앱이나 가계부를 이용해 생활비와 예정지출을 명확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반대로 통장잔액을 보면 계속 돈을 사용하게 되는 사람이라면 생활비 계좌와 저축계좌를 분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관리하기 쉬운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자동이체를 활용해 보세요
매달 직접 저축계좌로 돈을 옮기는 것이 번거롭다면 자동이체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급날 다음 날 적금이나 저축계좌로 일정 금액이 자동으로 이동하도록 설정하면 매달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자동이체 날짜를 설정할 때는 실제 급여 입금일을 고려해야 합니다.
급여일이 휴일 등의 이유로 달라질 가능성이 있거나 통장잔액이 부족할 수 있다면 너무 빠듯하게 설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자동이체를 만들어놓은 뒤 잊어버리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금융결제원의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서는 본인 명의 계좌와 자동이체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월급날 10분만 이렇게 해보세요
돈 관리를 복잡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월급이 들어온 날 다음 순서만 확인해도 현재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이번 달 카드 결제 예정금액을 확인합니다.
- 월세·관리비·보험료·대출 등 필수지출을 남겨둡니다.
- 이번 달 저축할 금액을 먼저 분리합니다.
- 자동차보험·경조사비 같은 비정기지출 준비금을 따로 둡니다.
- 마지막으로 남은 돈을 이번 달 생활비로 정합니다.
그리고 다음 월급날에는 한 가지만 추가로 확인해 보세요.
지난달보다 내 돈이 실제로 얼마나 남았는가?
월급을 모두 사용하고 다음 월급날을 기다리는 생활이 반복된다면 지출항목 하나를 줄이는 것보다 돈이 빠져나가는 순서를 바꾸는 것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월급을 받으면 저축부터 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가요?
저축을 먼저 분리하는 방법은 계획적인 돈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카드대금, 대출상환액, 월세처럼 반드시 납부해야 할 돈까지 저축계좌로 옮겨서는 안 됩니다. 필수지출과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저축액을 정해야 합니다.
Q. 월급의 몇 퍼센트를 저축해야 하나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하나의 적정 비율은 없습니다. 주거비, 부채, 자녀, 소득 수준과 가족 구성에 따라 저축 여력이 크게 달라지므로 실제 지출내역을 기준으로 지속 가능한 금액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월급통장과 생활비통장을 꼭 나눠야 하나요?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한 계좌에서도 예산을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 가능합니다. 다만 통장에 돈이 있으면 쉽게 사용하는 편이라면 생활비와 저축계좌를 분리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카드 할부도 부채로 봐야 하나요?
이미 구매한 상품의 대금을 앞으로 갚아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현금흐름을 계산할 때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새로운 할부를 이용하기 전에는 현재 진행 중인 할부의 월 납입액과 남은 금액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비상금과 비정기지출 통장은 같은 건가요?
목적이 다릅니다. 자동차보험료나 명절비처럼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출은 비정기지출 준비금에 가깝습니다. 반면 비상금은 예상하기 어려운 소득공백이나 갑작스러운 큰 지출에 대비하는 돈입니다. 반드시 계좌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목적은 구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나의 생각
월급날에는 통장잔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괜히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이번 달에는 조금 써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정리하면서 월급날은 돈을 쓰기 가장 좋은 날이 아니라 오히려 한 달의 돈을 어디에 사용할지 결정하기 가장 중요한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한다는 말만 따라가기보다 카드값과 고정비, 비정기지출처럼 반드시 필요한 돈까지 먼저 계산해야 현실적으로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리하게 저축했다가 생활비가 부족해 다시 카드에 의존한다면 좋은 돈 관리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월급이 많아진다고 자동으로 돈이 모이는 것은 아닙니다. 월급이 들어왔을 때 저축할 돈, 반드시 나갈 돈, 앞으로 필요한 돈, 이번 달에 사용할 돈을 먼저 나누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복잡한 가계부를 만들기보다 다음 월급날 딱 10분만 투자해 돈이 어디로 갈 것인지 먼저 정해보셨으면 합니다.